동의하는 글, 불편한 글.


비혼권장

히요님의 글에는 동의 한다.
맞벌이 부부의 가사일은 한쪽이 한쪽을 돕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해야하는 일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글보고 꼴페미 어쩌고 저쩌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 안하고 싶기 때문에 무시해야지... 별수 있나요. 저희 어머니가 항상 하시는 말이 있지요. "인간 안 될 놈은 백년이 지나도 인간 안되니 상대하지마."


걍 이렇기 때문에..



 어떤 남자분은 이렇게 사는 사람이 어디있어?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 어머니부터 저 정도 이상을 해오고 사셨다. 사장이라는 직함은 좋아도 뒷수습하는 거 싫어하고 유능한 마누라 있다고 일하기 싫어하는 우리 아버지 덕분에 우리 어머니는 일주일에 한두번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매일 아줌마들과 일하다가 점심하려 뛰어가고 15인분의 밥과 반찬을 하고 설거지도 하고 다시 일하다가 아주머니들 차로 데려다 주시고 집에 와서 장부정리하고 일요일이면 아버지 아침 차리고 청소하고, 텃밭메고, 요즘같이 배추값 비싼 날이면 큰집 밭에 가서 무뽑아와서 나와같이 다듬고 회사에서 먹을 김치를 담근다.
그 동안 우리 아버지는 차려주는 아침밥먹고 TV보다가 네이게이션 업그레이드 나에게 시키고 업그레이드 다되면 나가버린다.
그런 아버지 옆에서 우리 어머니는 매년 150포기 김장을 하고(참고로 배추 뽑아오는일도 엄마가 한다) 매년 된장과 간장을 담그고 시간나면 집안에 커튼도 다 빨고 이불빨래도 한다.


우리 어머니만 그렇게 사는냐?

글세... 내 주변을 찾아보면 오히려 우리 어머니는 행복하게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 아버지 사고는 치지만 돈은 벌어오고 어머니에게 생활비는 꼬박꼬박은 아니지만 주는 편이니까... 어떤 아주머는 이제 나이가 60이 다되어가는데 아저씨가 평생 돈을 벌어온적이 없다. 이 아주머니 어린 시절에는 식모일하면서 커서는 공장 다니고 밭에 다니면서 일을해서 자식 4명을 키웠고 지금은 손자들을 3명 키우고 있다. 1년 쯤 전에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받은지 6개월 후에 다시 일을 다닌다. 집안에 일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아저씨가 살림사는 건 아니니 이 아주머니는 평생동안 집안일도 했다.

우리 윗집 아주머니도 비슷하다. 아저씨가 알콜중독인데... 일을 한다. 아주머니는 차라리 일을 한다는게 도와주는 거다. 라고 말을한다. 일하러 나갔다 하면 음주운전으로 사고쳐서 벌금날아오니 한번 나갔다하면 마이너스 300만원이다. 그리고 이 아저씨 약한 의처증까지 있다.

이런 경우 아니라도 그냥 맞벌이를 하면서 여자만 집안일을 하는 경우는 정말 정말 많다. 우리 어머니세대에는 거진다 그렇다고 봐도 과언이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위의 글에 동의를 표현하거나 공감을 표현하기 힘들다. 오히려 불편하고 거부감까지 든다.

난 우리 어머니 사는 걸 보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난 절대 저렇게는 안살거다'라고 다짐했고 그걸 위해서 결혼 쯤은 포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위의 글을 쓴 사람도 댓글을 쓴 사람들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난 저렇게 살고싶지 않고, 할 수 있을리가 없겠지만(안하는게 아니라 못 할 것 같지만) 결혼을 하더라더 내 남편에게 저런 요구를 하고 싶지는 않다. 내 주변의 남자들 중 저런 요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사람을 제정신을 가진 인간으로 볼 것 같지 않으며 그 사람과 결혼하려는 여자가 있으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라고 충고 할 거다.

분명 뽀삐님 글은 현실이다. 하지만 그 현실은 잘 못된 것이고 바꿔야하는 것이다. 나는 가사분담에 관한 위에 글과 같은 논조를 볼때면 불편하다. 왜나면 그건 우리 어머니 세대의 현실이고 내 세대의 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의 글을 쓰신 뽀삐님도 댓글을 다신 분들도 저렇게 사는게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 그렇게 사는 걸 순응하면서 살 것 같지는 않다. 왜 이런 글을 쓰신건지 이유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논조의 글을 보고 있으면 꼭 "우리 조상들이 이렇게 박해 받았어. 동정해줘"라고 말하면서 다른 민족 박해하는 이스라엘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불편하다.
by 미친마녀 | 2007/11/02 03:45 | 놀기 싫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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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銀鳥-_- at 2007/11/02 09:41
확실히 세대는 변하고 있지요.
사실 저는 '어머니'에 매달리는것 -그게 동정과 존경 어느쪽의 입장에서 본 것이든- 자체가 불편해요. 왜 아버지에겐 아무도 주목 안 하죠? 심지어 남자조차 주목하지 않습니다. 끽해야 구십몇년도 나온 '아버지'라는 소설의 아버지상이 전부입니다. 미친....
Commented by ㅎㅎ at 2007/11/02 11:35
가사분담에 대한 문제에 남성들이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이유가 가사분담을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가 아니죠.

1. 한국의 일반적인 보통남성(덜 깨인?)의 경우 가사분담 자체의 필요성과 합리성에는 동의한다.( 즉 사회가 그렇게 바뀌었다. )

2. 근데, 성역할 변화로 인한 가사분담의 합리화는 변했는데, 한국의 일반적 남성의 머리속에서 "남편 / 아버지란 존재는 결혼을 통해 구성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절대적 의무를 가진다"라는 구시대적인 원칙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3. 근데, 사회가 바뀐 반면 한국의 일반적인 보통여성은 대체로 결혼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맺어지는 가족의 생계를 자신이 책임진다는 절대적 의무감은 교육받은 적이 없고, 그보다는 그러한 의무는 남성이 진다는 쪽에 가깝게 교육받아 왔습니다.

4. 결국 남성입장에서는 여성에 대한 가사분담의 의무감소를 긍정하면서도, 그 구시대적 성역할에서의 남성의 가족이라는 집단의 생계책임이라는 절대의무의 가치관을 자신만이 가지며, 상대적으로 여성이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시대적 가치관을 유지하는데 강한 불만을 가집니다.

5. 결론 : 걍 남성도 절대적 의무감을 버리고 경제적으로 부담될시 여성이나 자식들을 쿨하게 버리고 자기 인생을 지향하는 신시대적 사고방식을 지향하고, 여성도 남성에게 생계유지에 대한 구시대적인 의무기대를 안하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싶네요. 즉 둘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자기가 하기 버거우면 자식 고아원에다 처넣고 자기 갈길 가면 됩니다. 가사분담 철저히 하고...

PS 근데 결론이 가족을 굳이 구성할 이유가 있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감정이 묻어나오는군요.
Commented by 미친마녀 at 2007/11/02 11:38
은조님 저도 어머니 세대에 매달리는 것이 불편해요. 이미 죽어가고 있는 현실이니까요. 어떤 할머님들은 영화 '집으로'를 보고 감동은 없고 그저 불편했다라고 하더라고요. 저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자식들이 자기에게 바라는 건 그저 희생하는 존재인게 아닌가 싶다고요. 틀린 예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기분이예요. 현실은 바뀌고 있고 바꿀려고 한다고 하면서 항상 어머니 세대에 매달리는 걸 보고 있으면 왠지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지거든요. 물론 이유는 알고 있습니다. 그 바꿀려는 원천이 '절대로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기 때문이겠지요...;;;

아버지에게 주목조차 하지 않는 건 아버지에게 어머니만큼의 관심도 없고 아버지란 말 자체 '원래 그런 존재.'라는 말을 어느 정도 넣어서 써서 그런 것 아닐까요. 많은 제 또래들이. 아버지를 표현하면서 "원래 그래"라는 말을 잘 넣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란 존재는 어머니보다 더 포기하기가 빠르다고해야하나요. 집안에서 부딪히는 일도 적고 대화도 적고... 설득하고 조율해서 서로 맞춰가는 것보다 포기와 체념이라는 말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존재기 때문일 것 같아요.
Commented by 미친마녀 at 2007/11/02 11:49
ㅎㅎ님. 다른 건 좋은데 결론이... 제가 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싸질러 놓고 알아서 잘 크겠지."랍니다. 생명이 다른 생명을 완전히 책임 질 수 있을 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못되면 버리면 되삼'이 정당화 될 수는 없겠지요. 진심이 아니라 농담한 걸로 받아들이겠습니다.(결론 부분만요)
결혼과 가사노동이란 건 아직도 과도기 상태로보이고 서로 조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년에서 30년 넘게 전혀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가족이 된다는 게 쉬운 건 아닐 테니까요.
ㅎㅎ님 죄송하지만 다음부터는 자음만으로 된 닉네임 말고 다른 닉네임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불편해서요. 성의 있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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